소거 과정에서 자주 관찰되는 현상들
우리가 평소에 익숙하게 반복하는 행동들도, 어느 순간부터 반응이 없으면 점점 줄어드는 걸 경험해본 적 있으신가요? 예를 들어, 자판기를 눌렀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다시는 그 버튼을 누르지 않게 되는 것처럼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과정을 ‘소거(extinction)’라고 부릅니다. 보상이 사라졌을 때 그 행동도 서서히 사라지는 원리죠. 이번 글에서는 소거 현상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반응들이 자주 관찰되는지를 함께 살펴보려고 해요.
소거란 무엇인가?
소거(extinction)는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조건화된 반응이 강화(보상)를 받지 못하게 될 때 점점 사라지는 과정을 의미해요. 쉽게 말하면 어떤 행동이 있었는데, 그 행동에 더 이상 보상이 따라오지 않으면 점점 그 행동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거예요.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을 치운 후 사탕을 주던 것을 갑자기 멈추면, 아이는 사탕이 없더라고 장난감을 치우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탕이 나오지 않음을 인지한 후에는 행동을 멈추게 된다는 것이죠. 이처럼 소거는 학습된 행동을 없애거나 수정하는 데 사용되는 중요한 기제입니다.
소거 폭발: 처음엔 더 심해진다
소거가 시작되면 행동이 곧바로 줄어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아요. 바로 이때 나타나는 게 ‘소거 폭발(extinction burst)’입니다. 보상이 사라진 직후, 해당 행동이 일시적으로 더 강렬하고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이죠. 예를 들어, 무시 전략을 쓰면 아이는 더 크게 울고 소리치며 반응할 수 있어요. 마치 마지막으로 관심을 끌기 위한 ‘버티기’ 전략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상 황 | 소거 폭발의 모습 |
---|---|
아이에게 칭찬을 중단했을 때 | 더 크고 반복적인 행동을 보임 |
반려동물 간식 주기를 멈췄을 때 | 짖기, 앞발치기, 앙탈 등 행동 증가 |
SNS 좋아요를 못 받기 시작했을 때 | 더 자극적인 콘텐츠 업로드 |
감정 반응의 증가
소거 과정에서 행동만 증가하는 게 아니에요. 감정적 반응도 함께 폭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실망, 분노, 좌절 같은 부정적 감정이 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반응은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나요.
- 갑작스런 소리 지르기, 눈물 보이기
- 휴대폰 던지기, 물건 내던지기
- “왜 안 해줘!” “이전엔 해줬잖아!”와 같은 언어적 항의
이러한 감정 폭발은 소거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감정적 반응에 당황하지 않고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발적 회복 현상
소거 과정이 어느 정도 지나 행동이 거의 사라졌다고 느껴질 때쯤, 갑자기 그 행동이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요. 이를 ‘자발적 회복(spontaneous recovery)’이라 부릅니다. 마치 사라졌던 기억이 다시 살아나듯, 보상 없는 행동이 짧게나마 다시 튀어나오는 현상인데요, 일시적이고 짧은 경우가 많지만 방심하면 재강화가 일어나 다시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매일 울며 떼를 쓰던 아이가 몇 주간 잠잠하다가 갑자기 또 떼를 쓰는 건, 이전 보상 기억이 다시 떠오른 순간일 수 있어요. 이럴 때 중요한 건 ‘절대 다시 반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일관성, 정말 중요해요.
행동의 일반화와 변화
소거 중인 행동이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되거나 다른 상황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자발적 회복(spontaneous recovery)’이라고 하죠.
예를 들어 칭찬받기 위해 매번 숙제를 하던 아이가 칭찬이 줄자, 갑자기 청소나 책 정리를 하며 다른 행동으로 보상을 얻으려 시도하는 것도 하나의 일반화예요.
기존 행동 | 변형된 행동 | 목적 |
---|---|---|
숙제 후 칭찬받기 | 책상 정리하기 | 같은 보상 기대 |
칭찬받으려 발표하기 | 다른 아이 도와주기 | 관심 유지 |
교육 및 훈육에서의 시사점
소거는 단순히 “무시하면 된다”는 개념이 아니에요. 오히려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함과 일관성이죠. 특히 부모, 교사, 반려동물 훈련사 모두에게 해당되는 중요한 원칙이에요. 반응을 주지 않는 동안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 소거 폭발은 통과의례, 놀라지 말고 준비할 것
- 감정적 대응은 피하고, 조용한 일관성을 유지할 것
- 회복되더라도 반응하지 않아야 재습관화 방지
이 모든 과정을 이해하고 미리 준비한다면, 소거는 더 이상 고통의 과정이 아닌 성장의 도구로 변할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FAQ)
소거는 모든 행동에 적용되나요?
아니요. 소거는 주로 학습된 행동에 적용되며, 본능적 행동이나 생물학적 욕구와 관련된 반응에는 제한적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배고플 때 울음은 소거하기 어렵습니다.
소거 폭발이 너무 강하게 나타나면 어떻게 하나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걸 인지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소거 계획을 세울 때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자발적 회복이 나타났을 때 다시 보상을 주면 어떻게 되나요?
이전보다 더 강하게 행동이 재형성될 수 있어요. '변덕스러운 보상'은 오히려 행동을 고착화시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소거가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관되지 않은 무시, 타이밍이 맞지 않는 보상, 주변 사람들의 개입 등 다양한 요소가 실패 요인이 될 수 있어요. 전체 환경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소거와 벌(punishment)의 차이는 뭔가요?
소거는 보상의 제거를 통해 행동을 줄이는 방식이고, 벌은 고통이나 불쾌감을 주는 방식이에요. 소거는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안정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어요.
소거라는 개념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사람들과 관계 맺고, 교육하고, 소통하는 모든 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어요. 그래서 오늘 이 포스팅이, 여러분의 삶 속 다양한 순간들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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